작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,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시기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. 가족을 잃고 황망한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했던 저자의 마음에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. 책 속에서 그는 말한다.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 돌아가고, 자신만 그 바깥에 있는 것 같았다고. 미술관 밖 공원에서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, 대화를 나누고,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묘사하는 부분이 있었다. 그 장면이 낯설지 않았다. 나도 책을 덮고 보스턴의 퍼블릭 가든을 걷다가 같은 생각을 했다. ‘모두의 일상은 그대로인데, 나만 멈춘 듯한 이 감각.’ 그런 시간 속에서 이 책은 나에게 위로였다. ..